2009년 3월 18일 수요일

프놈바켕의 일몰

여행을 통틀어서 가장 실망스러운 곳이었습니다. 이곳의 일몰이 유명한 이유는 아마도 앙코르왓의 일출에 감동받은 사람들이 여운을 달래기 위해 애써 일몰을 구경하려 하는데, 주변에 여기보다 나은곳이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앙코르왓의 일출은 유적과 태양이 어우러지는 멋진 풍경이 연출되지만, 이곳에서의 일몰은 그냥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일몰입니다. 지평선을 구경하기 힘든 한국인이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정말 화가 났을것 같네요.

비수기여서 어딜가나 사람이 적었는데 그래도 이곳엔 관광객들이 몰립니다. 경사가 가파라서 난간이나 계단을 손으로 짚고 오르내리죠.

노을에 비친 사원이 나름 운치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위기를 낮에 보았던 멋진 다른 유적들중 한곳에서 감상하면 얼마나 더 좋을까요?

여행 전에 이곳의 일몰 사진들을 보면서,
'왜 태양과 유적의 사진을 함께 찍지 않은걸까?'
궁금해 했었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태양이 기우는 곳 주변은 그냥 나무와 벌판 뿐입니다.

일몰을 기다리는동안 심심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천년도 더 된 이 유적은 몇번의 일몰을 겪었을까?'
계산을 해봤습니다. 대략 30만번이라고 말했더니 마눌은 그것밖에 안되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만번의 일몰은 몇년인지 계산해봤습니다. 30년이 채 안되네요. 그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저는 노후대책 없이는 누군가에게 신세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때까지 제게 남은 시간은 10,000일이 채 안되네요.


아래 사진은 가로가 100픽셀, 세로가 100픽셀짜리 사진입니다.
10,000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사진이지요.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지지고볶고 아득바득 죽네사네 기를쓰고 살아갈 날수가
고작 저만한 사진에 담기는 화소의 개수라니...


지난날들 중에서 과연 색상을 띄고 있는, 불량화소가 아닌 날들이 몇이나 될까요? 위의 작은 사진 한조각 만큼이라도 한장의 완성된, 의미있는 삶을 살려면, 하루 하루 화소를 모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씨엠립(앙코르왓) 설정사진들

따라하기

아무데서나 남발

흑심을 버리지 못한 미소

자녀교육이 시작되면 못할짓

신화속 줄다리기의 한장면